무지카(musica) 2018년 2월호
옮긴이 = D
아마추어의,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과 해석을 통한 번역입니다. 오역 및 문제점은 언제든지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대길(大吉), 내년에는 모두 대길입니다!」
20주년 한 해의 스피릿과 책임을 이끌어가며,
동시에 하나하나 풀어가기를 계속하는 투어 「PATHFINDER」.
언제나의 BUMP 완전밀착 시리즈,
3번째는 투어 종반전에 돌입한 올해 마지막 라이브인
아스티 토쿠시마 편. 2017년의 총결산의 귀중한 1일의 모든 것을 즐겨주시길!
TOUR 2017-2018 PATHFINDER
2017년 12월 26일 토쿠시마현・아스티 토쿠시마
텍스트 = 시카노 아츠시 촬영 = 오오타 요시하루, 코케이 카즈미치
토쿠시마인데 춥다──는 말이 맞는 말인지, 단순한 물정 모르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공항에 내려서서 그대로 토쿠시마 라멘(돼지뼈 베이스에 단맛을 내어 삶은 돼지고기와 날계란을 얹은 현지 라멘)의 맛집 「이노타니」에 뛰어들 때 까지, 어쨌든 춥다. 시코쿠(*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섬 중 하나. 일본 남서부에 위치해있으며 토쿠시마, 카가와, 에히메, 고치 4개 현으로 구성되어있다)에 오면 따뜻한 바람이 불거라는 착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로 이 날은 도쿄보다 기온이 2도 낮았다.
강 옆에 있는 아리나 「아스티 토쿠시마」에 12시 30분에 도착함과 동시에 멤버도 들어왔는데, 어쨌든 「춥다」라는 말이 인사 대신이 되었다. 오늘도 그들의 대기실은 여하튼 따뜻하고, 여하튼 가습되고 있어, 특히 이런 날은 더더욱 있기 좋다. 언제나처럼, 짐을 내려놓자마자 곧바로 테이블을 둘러싸고 무대감독과 이 날의 세트 리스트를 정한다. 「올해 마지막 라이브이기도 하니, 여하튼 후회 없는 세트 리스트로 하자」라든가, 「그치만 언제나 후회 없는 세트 리스트였잖아?」라든가, 「그렇네, 하지만 역시 오늘은 그걸 하고 싶은데」라든가, 4명 모두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날 나름의 최고의 세트 리스트가 짜여간다. 이 미팅의 종반에 챠마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올해 마지막 라이브고, 잔뜩 신나서 춤추면서 끝나기보다 다들 후지와라 모토오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제대로 듣고 돌아가고 싶어할거라고 생각해. 우리도 그렇잖아? 오늘은 후지군의 노래를 차분하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여운이 남는 곡으로 끝내자」
그 의견에 마스도 히로도 동조했다. 당사자인 후지는 이렇게 말할 때 반드시 부끄러운 얼굴을 하면서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런 연유로 세트 리스트가 완성되어, 다시 언제나처럼 마스 이외의 3인에 의한 식사회가 시작되고, 마스는 장내 산보를 하러 나갔다.
그 뒤, 챠마가 평소보다 빨리 베이스를 메고, 미니 앰프에 실드를 꽂았다. 그리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8비트의 심플한 스트로크를 이어간다. 그런 챠마를 사운드 체크를 위해 무대감독이 부르러 온 것이 14시 15분. 그 뒤 14시 33분에도 다시 무대감독이 나타나, 이번에는 빨간 스트라토를 손에 들고 연습을 하려고 소파에 막 앉은 참인 히로를 가차없이 스테이지로 데리고 떠났다.
사운드 체크가 끝난 챠마가 대기실에 돌아와 다시 앰프에 베이스를 연결하여 연습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스노우 스마일”이다.
응? 이 투어의 윈터 송은 “Merry Christmas” 아니었나? 라고 생각해, 대기실을 나가 스태프에게 어떻게 된 거야? 라고 물었더니, 「시카노 씨, 괜찮아요? 크리스마스는 벌써 끝났잖아요. 멤버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결정한 모양이에요,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스노우 스마일”이라고」라고 웃으며 말해주었다. 센스가 부족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다시 대기실에 들어가니 챠마가 코러스 부분에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화음을 맞추며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오늘 처음 하는거야, “스노우 스마일”」
이번에는 후지가 어쿠스틱 기타를 가지고 인트로 부분을 핑거링하고 있다. 대기실은 여전히 따뜻하지만, 이 곡이 흐르는 것 만으로, 완전히 훌륭한 겨울 풍경입니다. 본 공연이 정말로 기대된다.
전원이 스테이지에 모인 것이 13시 정각. 곧바로 올 해의 마지막 스테이지 리허설로 이어졌다.
아스티 토쿠시마의 수용인원은 5,000명. 이 투어의 아리나 편 중에서는 가장 컴팩트한 회장이다. 변형 다이아몬드 형이라고 할까, 회장 자체가 마치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 「팔콘 호」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무척 신기한 공간처럼 보인다. 이번의 아리나 투어에는 하나미치(*가부키 무대에서 객석을 지나게 만든 배우의 통로)와, 그 튀어나온 끝부분에는 통칭 「데베소(出べそ)」라는 서브 스테이지가 있는데, 그 데베소가 아스티 토쿠시마의 사이즈 상으로는 아리나의 한가운데 부분에 와있어서, 정말로 스테이지와 플로어가 하나가 된 것처럼 보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같은 사람들이 같은 연출이나 무대 도구를 가지고 모인다해도 회장의 분위기나 크기에 따라 보여주는 방식은 크게 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날은 「호화롭게 보이도록」 하는 날이 될 듯 하다.
담담히 리허설은 진행된다. 멤버는 이어 모니터의 조정 외에는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진행해간다. 15시 25분, “스노우 스마일”의 리허설이 시작됐다. 배경 전면을 덮은 LED 화면 전체에 멋진 눈의 결정 CG가 춤추며 내려온다. 이렇듯 새로운 곡이 라이브에 추가되면 새로운 영상이 태어나고, 이전부터 있던 곡이라 해도 플레이나 영상을 더욱 갈고 닦고 있다. 진정 투어라는 것은 「생명체」이다.
마침내 하나미치 끝의 서브 스테이지에서의 리허설로 옮겨간다. 후지는 아직 몸이 굳어있는지, 3명이 서브스테이지 용 사운드 체크를 되풀이하는 동안, 혼자 스테이지 옆에서 가볍게 스트레치를 반복하고 있다.
다시 메인스테이지에 돌아와 “무지개를 기다리는 사람”의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자니, 빛의 속도로 우주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어서 빛의 액자 같은 것에 둘러싸인 4명 각자의 라이브 중의 표정이 비춰지는데, 그 때의 표정이 「우리를 따라 와」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단 4명이서 시작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단 4명이기에 최고인 BUMP OF CHICKEN이지만, 이 투어는 때때로 스태프나 청중을 포함한 한 무리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러너 같다.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할까 늠름하다고 할까, 여하튼 멋있다. “리본”의 후지의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가 리허설 시점에서 이미 너무도 생생하게, 어쿠스틱이라는 「생(生)」이라는 이미지를 뛰어넘은 공간감이랄까, 무한함을 닮은 음을 연주하고 있다. 기타는 물론이고 소리라는 것은 가공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그 가공 방법에 따라 미래감을 나타내기도, 동시에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생생한 소리가 역으로 신비감이나 미래감을 자아내기도 하는 신기한 순간이 있다. 분명 그것은 단순하게 살아있다며 울려퍼지는 소리, 꿰어진 단어, 연주되는 리듬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위화감 투성이의 프레이즈와 리듬이 흘러나왔다. 후지가 뜬금없이 「아와오도리(*우란분재(조상의 영혼이 집에 돌아온다고 하는 일본의 연중 행사)때 추는 토쿠시마 지방의 민속춤)」의 그 프레이즈를 기타로 연주한 것이다. 그에 당황한 히로가 합류하고, 챠마가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동영상을 찍는다. 물론, 곧이어 리듬조 둘도 함께 어울려, 말하자면 「유리의 아와오도리」가 시작되었다(웃음). 연말의 토쿠시마에 최고의 록 마츠리바야시(*신사의 제례나 축제 때 연주되는 일본 전통 음악)가 울려퍼진다.
마지막으로 오프닝 SE 부분을 포함한 리허설을 하는데, 그 준비를 하는 동안 후지가 아리나 안을 구석구석 걸어다녔다. 이런 식으로 되어있구나, 평소와 다르게 여기에 스태프가 있구나, 여기에 휠체어 용 공간이 있구나, 과연, 이것이 오랜만의 토쿠시마인가, 하고 혼잣말을 하면서 걷는다. 그 등뒤에 오프닝 영상이 비춰지기 시작해, 그가 만든 PATHFINDER의 테마 송이라고도 불리는 오프닝 송이 유연하게 울려왔다.
16시 26분, 리허설 종료.
「조금 이르지만, 올해도 고마웠습니다. 스태프 여러분 덕분에, 2017년 너무도 좋은 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고마워. 내년에도 이대로 투어를 계속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후지가 마이크를 통해 모두에게 인사를 하자, 스태프 전원으로부터 커다란 박수가 쏟아졌다.
우선은 리허설이라는 「라이브」가 마무리됐다.
그 뒤에는 연말 답게, 화면 전체에 「HAPPY NEW YEAR 2018」이라는 그래픽이 비춰지고 그 앞에서 4명이 정월을 위한 기념촬영을 했다.
리허설 뒤에도, 이 날은 모두 올해 마지막 라이브를 최고의 라이브로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신년을 맞는 BUMP OF CHICKEN과 관련된 업무에도 여념이 없다. 그렇다, 2018년을 맞이하면, 드디어 PATHFINDER도 종반전에 접어든다. 이 아리나와 라이브 하우스가 교착하고 있는 충실한 투어를 어떻게 끝맺을 것인가를 저마다 검토한다든지, 결정짓는다든지 하고 있다.
물론 멤버도 저마다 확인해야 할 것에 쫓기느라 상당히 바쁜데, 무엇보다도 그 떠들썩한 가운데 라이브에 차차 집중해 가는 텐션이나 표정이, 서서히 대기실의 긴장감을 고양시켜준다. 「우선은 이 시간, 이 곳에서」──18시를 지났을 무렵부터, 멤버 대기실에서 라이브 이외의 모든 것이 페이드 아웃하여, 4명의 발성이나 악기 소리가 다시 두드러졌다. 거기에 「10분 늦춰서 갑니다!」라고, 무대감독으로부터의 목소리가 들린다.
언제나처럼 이어 모니터 스태프가 대기실에 들어와, 각자 이어 모니터를 장착한다. 이 순간, 멤버들은 꼭 장난을 친다. 그 모습을 카메라맨이 바라보면서 촬영을 하고, 주요 스태프가 그들을 대기실에서 배웅하기 위해 모여, 문이 열린다. 그 속을 그들은 오늘도 나선다──. 마침내 도착한 스테이지 옆에서, 후지가 아와오도리의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자신이 앙코르에서 그 프레이즈를 기타로 치기 시작하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멤버에게 신호를 독촉한다. 걱정은 그것만이 아닌 모양으로, 그 아와오도리를 하면 하는 대로, 제대로 모두에게 아와오도리라는 것을 알게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걱정을 하고 있다. 만약 다들 멀뚱히 서 있으면, 아와오도리다!라고 마이크로 말해 달라고 멤버에게 말해, 3명은 그것을 웃으면서 승낙하고 있다.
오프닝 SE와 싱크로 영상이 흐르는 중, 한 명 한 명씩 스테이지로 여행을 떠나가, 18시 44분, 마지막으로 후지가 무대 옆에서 등줄기를 쭈욱 편 뒤 숨을 한 번 쉬고 스테이지에 올랐다.
그리고 오프닝 SE에 서서히 자연스럽게 겹쳐져가는 3명의 생 연주가, 후지의 소리가 섞여 든 순간 쾅 하고 스파크. 동시에 특별 효과의 색종이와 대형 스모크가 자욱하게 퍼진다.
그 뒤, 본 공연 첫 번째 곡의 인트로가 울려퍼진 순간에 밴드의 엠블럼 모양의 색종이가 일제히 날아올랐다. 2017년 마지막의 마지막, 돌연 아리나 밴드 연출력의 저력을 아낌없이 퍼부어, 이 밤의 연회가 시작되었다──.
수 곡을 보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미치를 걸으면서 연주를 하는 멤버나, 핸드 마이크를 쥐고 노래하는 후지가 투어 초반과 비교했을 때, 말로 옮기는 것도 실례일 정도로 하나(*원문:モノ(mono))가 되어버린 것처럼 보인다는 것. “기념촬영” 같은 온화한 곡조에서는 지금의 그들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하나미치를 통해 수많은 팬들을 만나러 가는데, 움직이는 일 없이 대들보를 떠받들고 있는 드럼대의 마스 이외의 3명 모두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거기에 있다는 듯, 상당히 당초의 연출을 체화(体化)하고 있다. 어느 곡에서는 핸드 마이크를 든 후지가 히로와 마주한 채 노래하는데, 그것도 완전히 곡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느낌. 연출이 아니라 곡의 영혼을 4명이 구현하고 있다는, 그야말로 라이브의 세포 그 자체가 되어있다.
즉, 스타디움에서 라이브를 하기 시작했을 즈음부터 그들이 결사의 각오로 나아간 길이 이 투어 중반부터 완전히 음악화 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투어는 BUMP OF CHICKEN의 라이브가 거대화 되어가는 중에, 그렇지만 음악을 내보이고 매료시키는, 그들이 각오를 가지고 도전해 온 것들의 하나의 총결산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도중에 챠마 주도로 멤버 소개가 있었는데, 여기서 평소와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얼마 전 생일을 맞아, 이제 막 38세가 된 히로──!」. 그렇다, 소꿉친구이자 동갑내기인 4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생일을 맞은 것이 히로인데, 이 라이브 전에 있었던 이시카와에서의 라이브 뒤에 서프라이즈로 내부인들끼리의 생일파티가 있었다고 한다.
「있잖아, 재밌었어. 라이브가 끝난 직후가 가장 스태프들 시간이 비어있어서, 라이브가 끝난 순간에,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라든지 조명 스태프라든지 모일 수 있는 사람은 전부 다른 방에 모여줬어. 그래서 우리가 대기실에 돌아갔더니 스태프가 아무도 없는거야(웃음). 우선은, 그 아무도 없는 상황을 히로가 의심하지 않도록 『뭐야, 아무도 없잖아』라고 내가 말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었어. 그랬더니 매니져가 와서 『도쿄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인사하시겠습니까?』라고 해서,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히로를 중심으로, 그 방까지 데리고 가서, 방 문을 여는 순간에 해피 버스 데이─! 했어(웃음). 그 뒤에, 히로의 생일 전날부터 당일에 걸쳐서, 멤버 4명이서 축하했어. 언제까지 그런 거 할거야? 라고 누군가는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이상함도 부끄러움도 없고, 마치 화장실에 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그런 걸 계속 하고 있어, 우리(웃음)」
라고, 라이브에 앞서 대기실에서 히로의 생일파티의 전경을 후지가 말해주었다.
12월의 라이브의 모습을 전하고 싶어서였나, 어수선하게 시간축이 왔다갔다해버렸는데, 이야기를 라이브로 되돌리자.
앞의 곡의 영상 연출이 벚꽃과 핑크색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순백의 눈으로 변했다. 그렇다, “스노우 스마일”의 강림이다. 「인트로 퀴즈」라며 쑥스러워하면서, 후지가 그 인트로를 어쿠스틱 기타로 핑거링한다. 그 순간, 5,000명의 숨을 삼키는 소리가 정말 크게 들려왔다. 너무도 따뜻하고 너무도 원했던 것이 그곳에 퐁 하고 다정하게 놓여진 순간 같은, 그 숨을 삼키는 환희의 소리에 재촉받아, “스노우 스마일”이 시작됐다. 마지막은 <너와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야>라는 부분만을, 구태여 가락을 바꾸어 노래하는 가창법으로 후지가 모두에게 가까이 있음을 전한다. 정말로 훌륭한 싱어라고, 이런 사소한 순간에 생각한다.
도중에 서브스테이지에 이동해 몇 곡인가 플레이 하는데, 메인 스테이지 이상으로 가까운 곳에 팬이 있으므로, 일부러 이렇게 치는거야 라고 베이스를 메고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프레이즈를 모두에게 보이고, 그 프레이즈를 굳이 노래하고, 웃는 얼굴로 리듬을 거듭새기는 챠마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상냥함도 이런 겨울의 하루이기에 더더욱, 한층 더 몸에 스며든다.
이 날의 서브 스테이지에서는 진귀한 일이 일어났다. 한 곡이 끝나고 세팅되어 있던 마이크 스탠드의 마이크 위치가 2cm 낮았다, 고 웃으며 위치를 조정한 후지가, 이번에는 지나치게 높았던 모양인지 다음 곡의 첫 부분을 부르고는 모두의 연주를 멈추며 쓴웃음을 지었다. 후지가, 아니, 이 밴드가 라이브 중에 연주를 멈추는 것은 극히 드물다. 적어도 내가 본 바로는 처음이다. 나름대로 분석을 해, 이어지는 곡의 음계 진행이 무척 신경질적인 것이고, 그런 곡을 불러야 하기 때문에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어려우므로 과감히 멈췄다고 예상했으나, 이것도 종연 후 본인에게 확인 해 본 바, 「아니아니, 어느 곡인지는 관계 없어. 한 번 고쳤는데, 그래도 안 됐으니까, 이번에는 뻔뻔하게 군 것 뿐이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후반전도 평소와 다른 릴랙스한 공기 속에서 진행된다. 투어로서는 라이브 하우스 시리즈를 사이에 끼워넣은 전반전과 방식도 달라졌고, 멤버 3명의 하나미치의 사용빈도도 상당히 변했다. 히로와 챠마가 둘이서 하나미치를 걸어 서브 스테이지에서 연주하는 일도 많고, 물론 그 모습도 무대와 아주 잘 어울린다. 그들의 곡 중에 <만나러 왔어 만나러 왔어 너를 만나러 온 거야>라는 노래가 있는데, 실로 그런 느낌이다.
찬미가의 파이프 오르간 같은 엄숙한 인트로로부터 “아리아”가 시작되어, “무지개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이어지는 일체감을 요구하는 전개 속에서 「소리 쳐, 토쿠시마!」라는 후지의 외침과 함께, 불꽃과 컬러 테이프가 빗발친다. 인색하게 굴지 않고 단숨에 대단원을 향해 나아간다.
히로가 서브 스테이지에서 혼자서 코러스를 부르며 관객을 부추기고 있다. 때로는 마이클 잭슨 같은 팔세토(*가성) 포효를 포함해가며, 정말로 열심이다. 관객분들의 시선이, 약간 다른 멤버들에 비해 웃으며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그 피스풀한 무드를 한 마디 하는 것 만으로 만들어내는 히로의 존재는 밴드로서 커리어를 쌓으면 쌓을수록 실로 귀중하다.
라이브 개시 때에는 레스 폴 기타를 메고 있던 후지가, 마지막인 20시 41분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멘 채 본 공연이 끝났다.
앙코르로 재등장한 챠마가 「오늘은 여러 가지가 있었네」라며 웃으며 말하고, 20시 53분, “유리의 블루스”가 시작됐다. 그 곡의 엔딩을 맞아 이른바 「쟈앙──!!!」하고 전원의 음이 충동의 한계까지 이어가는 도중, 하나의 기타가 민요 음계를 뜬금없이 자아내기 시작했다. 왔다, 리허설에서도 본 공연 직전의 스테이지 옆에서도 꼼꼼하게 채비를 확인했던 「록 아와오도리」다. 처음에는 후지의 기타가 「챠카 챠카 챠카 챠카」하고 연주를 계속하고, 거기에 모두가 겹쳐져 전자음으로 이루어진 진짜 아와오도리 그루브가 울려퍼져간다. 뭐랄까 이제는, 민요라고도 할 수 있고, 헤비 메탈이라고도 할 수 있고, 마치 그들의 싱글 앨범에 수록된 묘한 시크릿 송 같아졌는데, 갑작스러운 선물에 5,000명은 물론 끓어올라, 그 독특한 양 손을 하늘하늘 흔들흔들거리는 아와오도리 리액션이 아리나에 퍼져간다. 작전은 대성공, 마치 아와오도리는 세계를 구한다, 같이 높은 레벨의 일체감이 생겨났다.
그 뒤 「자, 가자, BUMP OF CHICKEN!!」이라고 후지가 외치며, 멤버 전원에게 합창을 부추긴다. 그런 2017년의 BUMP OF CHICKEN의 마지막 곡은 “embrace”였다. 이 곡이야말로 멤버가 대기실에 들어와 세트 리스트를 정할 때 「한 해의 마지막은 후지군의 노래를 차분하게 듣고 돌아갈 수 있게」라고 챠마가 말했던, 그 곡이다.
21시 07분, 앙코르를 포함해 종연. 마지막의 마지막에, 스테이지에 혼자 남은 후지의 2017년 마지막 인사가 시작되었다.
「토쿠시마에 라이브 하러 와서, 모두의 앞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어서, 우리가 연주하면 모두가 목소리를 들려줘서, 1년의 마무리로 이런 멋진 라이브를 우리에게 보여주어서 정말로 고마워. 최근에는, 라이브와 라이브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곡을 만들고 있습니다(모두로부터 큰 박수). 뮤지션이 곡을 만드는 것 쯤이야 당연한 일인데, 그에 대해 박수를 주는게, 뭐랄까(웃음), 나는 뮤지션 중에서도 꽤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어제는 크리스마스라든가 다들 완전히 잊어버려서 비잔(*眉山, 토쿠시마를 대표하는 산)에 올라갔는데, 마지막에 로프 웨어를 타고 내려올 때 처음으로 거리의 야경을 봤더니, 그게 너무 예뻐서, 이 거리의 사람들이 내일 라이브에 와주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나는 이 거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서. 하지만 유유하고 멋진 거리라고 생각해서, 올 때마다 기쁜 마음이 돼요.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은 나, 친구는 한명도 없어서. 이렇게 멋진 라이브를 함께 만든 동료인데, 제대로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상대 뿐이어서. 하지만 2시간, 3시간인가 그 정도지만, 누구보다도 깊게 깊게 이어진 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앞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어서, 모두와 함께 라이브를 만들어서, 그게 올해 마지막이어서, 우리는 정말로 기뻤어. 나는 모두가 어제까지 어떤 일을 했는지, 이 라이브가 끝난 뒤에 어떤 일상으로 돌아가는지도 몰라서. 그게 지금 대단히 안타까워서 답답할 정도인데, 전혀 너희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모여서 우리의 라이브를 들어주었다는 것은, 엄청 기적 같은 일이야. 우리의 곡, 우리의 영상, 노래, 목소리, 음 그런 걸 만나러 와 주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행복하다 이외의 말을 찾을 수가 없어.
내년에도 투어는 계속되고, 언젠가의 타이밍에, 지금 만들고 있는 곡도 어떻게든 어떤 형태로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에는, 4분이든 5분이든, 우리의 소리에 귀를 빌려 주세요.
시코쿠까지 만나러 오길 정말 잘 했어. 챠마도 아까 말했지만, 올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 대길(大吉)입니다. 내년은 모두 대길이에요. 그런 겁니다! 이건 새해에 오미쿠지(*신사나 절에서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제비) 뽑으면 갱신되니까(웃음). 오미쿠지 뽑고나서 『나, 길이잖아. 후지군, 나, 대길 아니잖아!』라고 하면, 네가 갱신한 너의 운이니까. 내 탓이 아니야(웃음). 모두 돌아가서, 욕조 들어가서, 따뜻하게 하고, 자. 그런 날을 앞으로 며칠 더 보내서, 신년을 맞아서 대길로 있어. 또 보자」
마이크를 내려둔 뒤의 「좋은 한 해를」이라는 한마디로, 21시 18분에 정말로 2017년이 끝났다.
올해 마지막 라이브가 끝났으니까 라며 들뜨는 일 없이, 멤버 모두, 몸이나 목을 케어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속에서 후지에게 앙코르에서의 갑작스런 「록 아와오도리」, 그건 뭐였어?라고 묻자──.
「그 아와오도리는 말야, 전의 투어부터 했었어. 실은 숨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RADWIMPS의) 요지로군이랑 이야기하던 때에, 『후지군, 아와오도리 하면 모두 춤춰준다구요? 반드시 하는 편이 좋아요. 이거, 챗몬치가 가르쳐줘서, 설마 하면서 해봤더니, 정말로 다들 즐겁게 춤추는거에요. 그러니까 반드시 하는 편이 좋아요』라고 말해서 말야. 그래서, 실제로 해봤더니, 정말로 다들 춤춰줘서(웃음). 기쁘네요」라며 기쁘게 말해주었다.
「히로, 너 오늘 좋았어, “우주비행사에게 보내는 편지”의 기타 솔로가 특히. 어엄청 좋아서 스테이지에서 말하려고 했는데, 까먹었어(웃음)」라고, 후지의 기분이 아주 좋다. 해를 넘기는 연말이기에 어딘가 완수해냈다는 느낌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하나미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자연스러워 졌다든가, 음악과 하나가 되었다든가, 좋은 것 투성이었다고 그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뭔가 하나미치가 있네, 나가볼까』같은 느낌이었는데 말야, 지금은 즐기고 있어요. ……하나미치라든가 만든다고 하면, 좋지 않은 인상 같은 걸 가지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좀 지나치게 팝스러워졌다 같은. 라이브 하우스에서 해오던 놈들이 변해버렸다, 같이 생각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말야, 단순히, 단순히, 가까이 갈 수 잇다는 게 기뻐. 물리적으로 관객분들의 가까이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어찌됐든 기쁜거야.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미치라는 건 단순히 그런 거에요. 그리고, 그런 마음을 행동에 옮기자고 생각하게 된 게, 이 투어여서. 앞에 나가고 싶다고 지금까지 계속 가지고 있던 마음을 구현화 할 수 있는 투어네요. 그걸 이 투어에서 배운거야. 게다가 말야, 내년에도 아직 있다고, 투어가.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최근, 제작 활동 쪽은 어때?
「전이나 전전 투어 때에는 있는 그대로의 텐션으로 팟 하고 곡이 써졌어. 지금은 라이브 끝나고 도쿄에 돌아가서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차근차근 만들고 있다는 느낌. 그 외에도 전부 합치면 투어 시작하기 전부터 쓴 저금 같은 곡도 있어요」
▶그렇다는 건 이 1년간 지내온 것이, 어떠한 형태로 인풋이 되었다는 것?
「어떠한 형태로 인풋이 되었냐는 건 잘 모르겠네에. 그야 되기는 되었겠지만」
▶오늘 라이브를 보고 생각했는데, 전전 투어부터 여러 가지 연출을 해왔던 것이, 단순히 라이브로서 결실을 맺은 것이 아니라, 이 밴드의 음악 자체가 되었다고 생각했어.
「기뻐요, 그런 이야기는. 그게 어째서 그렇게 됐는지 우리도 모르겠지만. 오늘이 1년의 마지막이라는 걸 말로 해야 겨우 알아차리는 느낌이네(웃음). 아무것도 말로 하지 않으면 지금이 언제지? 하는 감각이 정말로 부족해서. 막연히 겨울이라는 느낌으로 있어요, 오늘도. 어제도 크리스마스였지만, 어느샌가 끝나버렸네 같은 느낌이고. 투어 중에는 그정도로 시공을 뛰어넘은 감각이 되어버리니까 말야. 그러니까 1년의 다양한 경험이 쌓여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웃음). 하지만 그렇게 있으면 되는거야」
▶즉 좋은 한 해였다는 거니까
「그렇지, 아직 (투어가) 한창이니까, 좋은 의미에서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할까. 조그마할 때, 낙서하느라 열중해서 깨닫고 보니 밤이 되어 있어서, 돌아 온 부모님에게 불 켜라고 혼났다든가 하는, 그런 감각에 가깝네요」
▶아, 슬슬 대기실을 나갈 시간인가봐. 올해도 정말로 고마워.
「이쪽이야말로, 올 해도 함께 있어 줘서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해요!」
대기실을 후지와 함께 나와, 챠마와 히로가 먼저 들어간 뒷풀이 식사장소에 합류했다. 우선은 히로의 HAPPY BIRTHDAY부터 시작해 이윽고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가 되어, 앞서 언급한 후지의 대길 MC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챠마가, 「지금까지 줄곧 전력을 다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투어가 가장 준비를 많이 했어. 특히 연주면에서 말야. 줄곧 거기에 필사적이었고, 그게 이 1년이었던 기분이야」라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밤중 3시가 되어 「좋은 투어네. 21번째였나? 오늘. 하나하나 전부 다른 걸 할 수 있으니까 말야」라고 후지가 말하자, 「4명이서 지금까지도 스테이지에 설 수 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항상 생각해」라고 챠마가 이었고, 그렇게, 올해 마지막 라이브의 밤은 막을 내렸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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